벌써 나도 30이라는 나이가 되었다.
절대 안 올듯 싶었던, 그리고 자신이 '어른' 이라고 정해놓은 그 무게가 꽤나 무거웠던 것 아닐까..??
스스로에 대한 기대와 목표가 현실과 부딫힐 때의 아픔, 그리고 그것을 스스로 떠안아야 하는 책임과 고독..
왠지 모르게 상당히 지치고 힘들었던 2011년, 뭔가 충실감이 들지 않는다.
2011년에 있었던 나의 10대 뉴스를 정리해보자.
- News 1 - 정보과학 석사 취득!!(3월)코딩 한 줄 안 하고..정보과학 석사 학위 취득..ㅡ.ㅡ;;;
소프트웨어 공학 그리고 설계에 초점을 맞췄다고 하지만 너무 날로 먹은 듯 해서 씁쓸했다.
게다가 거의 11월까지 하다가 갑자기 교수가 NO 사인을 내리는 바람에 상당히 당황했으나..결과적으로는 논문 작성.
교육 그리고 페르소나, 서비스 디자인 및 마케팅 등등..온갖 주제가 뒤섞이는 바람에 상당히 어지러웠다.
그리고 논문이라는 것이 꽤나 고통스러운 과정에서 탄생한다는 것도 배웠다.
- News 2 - 그리고 나서는 지식과학 서비스 연구실 박사과정 진학..엥??(4월)꽤 많은 고민 끝에 전공을 바꾸는 모험을 감행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우선 부정적인 부분부터 말하자면 소프트웨어 개발과 코딩이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컸다.
또한, 미국 유학을 생각했으나 부족한 영어실력과 금전적인 문제로 방향을 선회했다..좀 더 여유롭게 준비했다면 좋았을텐데..
하지만 좋은 교수님을 소개받았고, 결국 '창업' 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박사과정 동안에 이루고 싶다, 아니 이루어야만 한다는 생각.
애초에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던 '지식과학' 이라는 새로운 학문에의 호기심, '서비스' 라는 단어의 매력 등등.
취업을 생각했다면 절대로 하지 못했을 선택..이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참 운이 좋았던걸까..
홍이 말대로, 지금까지 목표했던 것 그리고 원했던 것에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다가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 News 3 - 학회 첫 경험!! 일본소프트웨어공학회 발표!!(5월)처음에는 정말 싫었다..자신이 납득하지 못하는 내용의 논문을 남 앞에서 발표한다는 것이 거부감이 심하게 들었다.
하지만 '경험' 이라는 오치미즈 교수님의 설득 반 강요 반..에 일본소프트웨어공학회에서 구두발표를 하게 되었다.
하도 학교에서 떠들어대고 태클 걸리던 내용들이라 그런가, 아니면 원래 발표를 좋아해서 그런가..전혀 떨리지도 않고..
'학회라는 거, 되게 거창하고 딱딱할 줄 알았는데..' 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지금까지 접해와서 익숙한 '세미나' 분위기.
힘들었던 건...와세다 대학교가 엄청나게 넓어서 1시간 가까이 길을 헤맸다는 것 정도??
그리고 학회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경비를 다 대준다는 것..해외로 학회 참여하면?? 내년에는 해외로 가야지~^^ㅋ
- News 4 - 또 첫 경험!! 포도막염 발병 및 수면 대장 내시경(5월~9월)지금까지는 말로만 듣던 그 무서운 포도막염..합병증으로 오는 것 중에서 가장 불편하고 힘들다던 그..포도막염.
나에게는 안 오겠지~했던 녀석이 결국 오고야 말았다..학회 발표가 끝난 후, 긴장이 풀려서일까..??
아니면, 여러가지 스트레스와 죄책감이 겹쳐서일까..몸이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너무나 힘들어서 처음으로 한국으로 돌아가서 다 때려치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찌어찌 성적도 잘 커버하고 버티어 낸 후, 방학을 이용해서 한국에 들어갔다.
역시, 한국의 병원에서는 바로 크론씨병을 의심, 난생 처음으로 대장내시경을 하게 되었는데..
내시경 자체는 별 감흥이 없다..단지 아침부터 마셔야 하는 4L의 수용액의 압박과 폭풍SS...ㅠㅠ
- News 5 - 이시카와 벤처창업 경진대회 본선 진출, 그러나 결선에서 낙방 ㅠㅠ(7월~10월)마츠다 상으로부터 소개받은 이시카와 벤처창업 경진대회.
나름 자신감을 가지고 예선에 응시, 예선통과 후 본선까지 돌파했으나, 결국 7인이 선발되는 결선에는 오르지 못했다.
일본의 벤처문화와 한국의 벤처문화는 꽤 큰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주로 젊은 청년들이 적은 자금과 아이디어로 승부를 하며 경쟁이 치열한 반면에 지원이 적은 점이 어려움이랄까.
반면, 일본에서는 정년퇴임 혹은 40-50대가 되어 회사를 나와서 경험과 기술로 승부를 하며 경쟁도 적으나 지원은 꽤 풍부한 편이다.
여하턴, 1등으로 뽑힌 아이템은 3D 콘솔게임 제작 업체였다..20년을 개발자로 살아온 사람과 기술로 승부가 될 리 만무했고..
비슷한 아이템으로 결선에 간 사람도 MS에서 수상경력이 있는 50대의 대기업 간부 출신이었다.
결선발표를 보면서 생각했다..'내년에는 내가 저 자리에 꼭 서 주겠어!!' 라고.
- News 6 - 난 이제 동렉스 졸업할꺼야...'나름' 프로포즈 이벤트(9월)한국에 쉬러 들어가서는 이벤트 준비에 정신이 없었다..ㅎㅎ
10년만에 커버댄스..샤이니의 루시퍼를 연습하고 동영상을 만들고 팬션 예약하고 난리를 쳤다.
거기에다가 뽀로로 마이크와 목걸이라는 엽기적인 컨셉으로 '나름' 프로포즈 이벤트!!!!
홍이에게 이야기했다..'난 이제 이벤트계를 졸업하련다..동렉스 졸업!!!' 이라고.
- News 7 - 시부야공업 표창 및 장학금 수상(11월)생각지도 못한 장학금 소식에 화들짝!! 사실 이 때부터 뭔가 조금씩 운이 풀려나가나 싶었는데...ㅎㅎ
시부야공업에서 우수연구에 표창하는 장학금을 수여받게 되었다.
그닥 우수연구..라고는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5월에 발표한 컨셉의 시스템 개발에 관하여 장학금을 수여받았다.
60만엔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감사히 잘 받아 쓰고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그에 상응하는 활동과 결과를 내야지.
- News 8 - 두 번째 학회 발표!! 4회 횡단형 과학기술 컨퍼런스 발표!!(11월)코사카 교수님이 주축으로 활동하시는 횡단형 과학기술 학회의 컨퍼런스가 JAIST에서 개최되었다.
무려 40개의 학회가 연합으로 주최하는 컨퍼런스라 엄청난 인파가 전국에서 몰려왔다.
나는 연구실 박사과정 학생으로서 컨퍼런스 운영 및 진행에 참여해야 함을 물론..
B section(교육 및 서비스)의 첫 날 첫 발표를 담당하게 되었다!!! ㅡ.ㅡ;;;
하지만 역시 능글능글 잘 발표했음..ㅎㅎ 시라하다 조교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잘 발표했다' 라고
칭찬을 해 줬다는..ㅎㅎ
학회를 보면서 생각했던 것은 역시 '학자' 라는 것은 어렵구나..라는 것.
- News 9 - 중부지역 캠퍼스 벤처창업 경진대회 최종심사 선발(12월)사실, 이시카와 대회에서 떨어지고 방황&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학교 벽면에 붙은 포스터를 보고..
'아까우니 하나라도 더 넣어보자' 라는 생각으로 넣었던 대회.
대학생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회라서 이시카와 대회보다는 상금은 적지만 나름 전국규모로
중부지역(이시카와, 아이치, 나고야 등) 예선에 신청했는데 이게 덜컥 예선을 붙더니 본선까지 올라감.
본선의 사업계획서 심사까지 통과하여 최종 프리젠테이션 심사에 선발되어 20일에 나고야에 다녀왔다.
본선 참가팀이 거의 150팀이었고 그 중에서 최종 참가팀이 25팀이었으니..꽤 치열했나보다.
나름 외국인이라는 메리트(단점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를 안고 역시나 능글맞게 발표 잘 했음.
어떤 결과가 나올런지는 내년 1월 개봉박두!!
- News 10 - 한 가지는 특종으로 비밀!!사실...내 스스로도 믿기지 않는..그러나 그로 인해서 가치관도 생각도 변했다.
단지, 이유 모를..아니, 나란 사람의 한계일지도 모르지만 죄책감..
사람의 일은 아무도 모른다..사람의 감정이라는 거, 마음이라는 거..참 약하고 간사하고 이기적이구나..
나라고 별 반 다르지 않다는 것.
여하턴..올 해는 이래저래 힘들고 어려웠다.
지치고 무너지고..그게 싫어서 바둥거리다 보면 결국에는 탈진하고 마는..
그런 악순환 속..에서도 나름 잘 버티고 선전했던 것 아닐까?? 라고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내년에는 나의 해로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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